서서평 선교사 생애 다룬 다큐·평전 잇따라 나와

 

독일계 미국인 선교사 서서평(徐舒平·1880∼1934). 본명은 '엘리자베스 셰핑'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100여 년 전, 가난하고 억압받던 조선 땅에 찾아와 고아와 나환자를 돌보며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한 푸른 눈의 여성 선교사가 있었다.

'조선의 마더 테레사'라고도 불린 독일계 미국인 선교사 서서평(徐舒平·1880∼1934)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와 평전이 잇따라 나왔다.

홍주연·홍현정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하정우가 내레이션을 맡은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는 지난달 26일 개봉한 뒤 누적 관객 5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 선교사의 본명은 엘리자베스 셰핑(Elizabeth Shepping)이다. 1880년 독일 비스바덴에서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던 그는 1892년 미국으로 건너가 간호학을 공부했다.

특히 영화는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상처와 고통 속에 자란 서 선교사의 어린 시절을 조명한다. 서 선교사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고아를 돌보는 일에 열중한 것은 그 역시 버림받은 상처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홍주연·홍현정 감독은 제작 노트에서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는 서서평이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나열하거나 그녀의 사역을 구구절절 알려주는 영화가 아니다"며 "버림받은 아픔과 고통을 지닌 한 인간이 예수를 만나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얼마나 아름다운 선교 활동을 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 선교사는 1912년 3월 간호 선교사로서 처음 조선땅을 밟았으며, 조선어를 익히고 조선식 이름을 지어 굶주리고 병든 이들의 삶으로 걸어 들어갔다.

서 선교사는 주로 전라도 일대에서 한센인들과 걸인, 고아들을 헌신적으로 돌봤다. 특히 광주의 한센인 촌을 여수의 애양원으로 이주시켜 현재의 애양원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초의 여자 신학교인 이일학교(한일장신대 전신)를 세우고 여전도회, 조선간호부회(대한간호협회 전신) 등을 창설해 여성운동과 간호계, 개신교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한센인을 돌보고 고아들을 자식 삼아 살던 그는 1934년 빈손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자신의 장기마저도 연구용으로 기증했다.

아울러 서 선교사의 삶을 다룬 평전 '조선의 작은 예수 서서평'(두란노)도 출간됐다. 이 책은 자신의 한국 이름처럼 '천천히 평온하게' 주님과 함께 살기를 원했던 서 선교사의 생애를 통해 이 시대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고민하게 한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는 "사랑과 헌신의 수고를 마다치 않은 그녀는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며 "이 책을 통해 복음의 본질과 작은 예수로 살아야 하는 믿는 자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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