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바다랑 무지개가 정말 예쁜 거예요.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사진이 그 감동을 다 담지 못하더라고요. 그때 처음 감동과 경험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기기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사진으로 아무리 멋진 풍경을 찍어도 아쉬웠던 기분, 다들 한 번쯤 있을 법하다. 링크플로우의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인 ‘핏360(FITT 360)’은 여기서 출발했다. 핏360은 목에 착용하는 넥밴드형 360도 카메라로, 착용하고 움직이면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360도 영상이 촬영된다. 촬영된 영상은 가상현실(VR) 영상으로도 즐길 수 있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44)는 “누군가의 경험을 그대로 공유하고 싶다”며 개발 이유를 밝혔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핏360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다비 기자
▲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핏360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다비 기자

링크플로우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씨랩(C-Lab)에서 지난해 10월 분사했다. 현재 김 대표를 포함해 5명이 링크플로우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15년 근무한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5월 삼성전자 아이디어 콘테스트에서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제품으로 대상을 받고, 이듬해 7월 씨랩을 시작했다. 

핏360는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링크플로우는 세계적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와도 협업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열린 세계적인 보안 박람회에서는 행사 기간 300장이 넘는 명함을 받기도 했다. 박람회에서 마련된 한국관 내 가장 성과 좋은 부스로도 꼽혀, 코트라(KOTRA)에서 내년에도 참가해 달라는 요청이 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반응이 좋아 팀원 모두 놀라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 카메라 늘리고 흔들림 잡아라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는 링크플로우가 최초다. 김 대표가 카메라 3개를 집어넣은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만들겠다고 하자, 주위에서는 그게 가능할까 반신반의했다. 카메라 개수가 많을수록 왜곡이 줄어들지만, 부품 수가 그만큼 많아진다. 김 대표는 카메라를 제어하는 중앙처리장치(CPU) 1개에 카메라 3개를 연결해 문제를 해결했다. 


 

 B2C용 핏360(왼쪽)과 B2B용 핏360 시큐리티 / 링크플로우 제공
▲ B2C용 핏360(왼쪽)과 B2B용 핏360 시큐리티 / 링크플로우 제공

웨어러블도 난관이었다. 턱과 어깨가 카메라를 가렸고, 걸을 때마다 영상이 흔들렸다. 김 대표는 턱과 어깨에 가려지는 부분을 영상 편집 기술로 잘라내고, 흔들림은 각도를 잡아주는 ‘각속도 센서’와 방위를 잡아주는 ‘육축센서’를 이용해 해결했다. 김 대표는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의 장점으로 '핸즈프리(Hands-Free)'를 꼽았다. 촬영자가 카메라에 찍힐 염려도 없고, 무겁게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핏360 제품군은 크게 넥밴드 형태로 제작된 B2C 제품과 대용량 배터리도 함께 제공되는 B2B용 ‘핏360 시큐리티(FITT 360 Security)’로 구성돼 있다. B2C용 핏360은 일반 소비자를, 핏360 시큐리티는 경찰과 보안업체에 맞춰져 있다. 현재 4K UHD 화질을 지원한다. 핏 360은 미국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서 올해 12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 세계적인 SNS 업체와 협업도

김 대표는 “처음에는 팀 내에서도 '이 길이 정말 맞나'라는 의문이 많았다"면서 “씨랩을 시작한 2014년만해도 360도 카메라 시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회고했다. 

2016년이 되자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삼성전자와 페이스북 등 국내외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이 VR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360도 카메라 시장이 열렸다. 팀원들은 "이 길이 맞았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현재 링크플로우는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적인 SNS 업체와도 협업하며 핏360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라이브 스트리밍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0일 롯데그룹 창업보육 전문법인인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연 데모데이 행사에서 롯데마트와 롯데정보통신의 주목을 받았다. 핏360을 이용하면 소비자가 마트에 가지 않고도 쉽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가상마트 등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열린 보안기기 박람회 ‘ISCWest 2017’에서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해외 관람객에서 핏360을 설명하고 있다. / 링크플로우 제공
▲ 지난 4월 열린 보안기기 박람회 ‘ISCWest 2017’에서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해외 관람객에서 핏360을 설명하고 있다. / 링크플로우 제공

◆ “아동과 여성부터 보디가드까지 찾는 웨어러블 카메라 만들고 싶어”

김 대표는 요즘 여심(女心)을 잡는 방법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핏360이 넥밴드형으로 제작된 만큼, 여성의 긴 머리는 핏360 카메라 작동에 지장을 준다. 긴 머리가 핏360의 카메라를 가려 촬영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어떻게 하면 여성도 머리 길이와 관계없이 핏360을 즐기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이 남성보다 웨어러블 제품을 덜 이용하는 경향이 있어, 여성도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즐겨 착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핏360은 보안업계에서도 반응이 좋다. 링크플로우는 올해 4월에 참가한 보안기기 박람회 ‘ISCWest 2017’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해외 경찰·보안업체가 사용하는 보디캠(몸에 다는 소형 카메라)보다 핏360 시큐리티가 더 넓은 영역인 360도를 촬영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보디캠 시장은 2016년 50억달러에서 2020년 122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분야에서 핏360 시큐리티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링크플로우는 안전을 염려하는 아동이나 여성이 핏360를 '개인용 블랙박스'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제품도 개발 중이다. 가족 등에게 자신의 위치와 주변 상황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해 일정한 간격으로 전송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내년부터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차례로 탑재하고, 현재 4K인 해상도도 8K로 올릴 예정”이라며 웨어러블360의 ‘무한진화’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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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4/2017050401763.html#csidx0ea30e187c6f32aa4d2eeeac5bbe8fb